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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갑니다

by jyannabi 2026. 2. 1.



꽁꽁얼어붙은한강위로고양이걸어갑니다_김주하_ 출처 밀리의서재


중간고사를 앞두고도 신문반에서 교정을 보느라 까매진 손가락이 오히려 자랑스러웠다고 말하던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소란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심장 소리를 듣는 사람. 꿈을 가진 사람은 결국 그런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 태도가 참 멋있었다.
여자로서 마주해야 했을 편견과 제약, 그 안에서 묵묵히 걸어온 긴 여정들.
강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 무게를 나는 과연 다 헤아릴 수 있을까. 함부로 이해했다고 말하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내내, 그 강인함과 단단함이 마치 따뜻한 온기가 되어 나의 등을 가만히 토닥여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 역시 내가 가진 상처로 인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손에 온기를 담아 누군가의 손을 꼭 잡아줄 수 있음에 감사해본다.
상처는 나의 삶을 할퀴지만, 타인을 향한 감각을 예민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기에..


“재산은 두고 가고, 인물은 앞서간다.”
여기서 말하는 인물은 단순한 명성이나 지위가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태도와 인품, 그리고 타인에게 남긴 영향일 것이다.
물질은 뒤에 남지만, 존재의 본질은 죽음 너머로 먼저 나아간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남기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일까.
물질적으로 남는 것들이 아니라,
기억 속에서 계속해서 나아가는 삶을 사는 사람.
나는 그런 인물을 알아보는 사람
동시에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다정함은 결코 약함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강인함은 날카롭고 딱딱한 결심이 아니라, 모진 바람 속에서도 스스로를 혐오하지 않고 다시 다정해질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꽁꽁 얼어붙은 것은 한강물만이 아니라 어쩌면 나의 마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내딛는 고양이의 앞발이 내 얼어붙은 심장을 톡. 건드렸을 뿐인데
왜 이토록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고이는 걸까.
가장 차가운 대지 위를 가장 따뜻한 발바닥으로 건너가는 고양이에게
따스한 새 양말을 신겨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며..

결국 삶이란, 불완전한 냉기를 품고도 더 나은 나다운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

앵커님이 남긴 작은 발자국들은 이제 우리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길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길